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고립은둔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패널들이 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화려하고 멋진 일상이 경쟁적으로 펼쳐지는 SNS의 반대편에는 사회에서 소외되어 고립과 은둔을 반복하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민간통신사 뉴스웍스와 청년투데이가 주관한 '고립·은둔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다양한 삶의 방식을 인정하는 사회적 인식과 함께 고립·은둔의 원인을 개인으로 국한하지 않고,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패널 토의에서는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대표를 좌장으로 ▲백희정 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사무국장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장 ▲김초롱 사회적기업 안무서운회사 이사 ▲장영진 보건복지부 청년정책팀장 ▲조린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지원과장이 패널 토의자로 참가해 정부와 학계, 현장 전문가 등의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본 문제점과 해법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백희정 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사무국장이 관계기관 연계를 통해 은둔형외톨이의 사회복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한익 기자)
백희정 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사무국장은 "국내 은둔형 외톨이 지원 정책의 접근과 설계 등 현실화시킬 수 있는 입법 방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사무국장은 "은둔과 고립을 풀어갈 주체들의 느슨하고 말랑한 연대가 중요하다"며 "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관계기관 연계를 통해 은둔형 외톨이 당사자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사회복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장은 히키코모리는 독립퇴행의 결과라고 설명하며, 양육 과정에서 고립·은둔의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 모두 부모님이 만 6세까지의 발달 과정에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고 이를 충족하는 과정에 개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의 부족한 욕구를 부모의 기준에서 결정하고 충족시킨다면, 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독립성 형성을 방해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대표는 최 회장의 말에 공감하며 “3년 전 상담에서 고립은둔 청년 대신 그의 부모님이 고립은둔 청년의 상황을 설명하려 했다”며 “상담의 원칙으로 부모님과의 상담 대신 고립은둔 청년 당사자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는 것을 삼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의 경우 고립은둔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가정과 약물, 전문가의 도움 등의 사회적 처방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삶 속에서 해결책을 찾는 접근을 하는데 우리 사회에도 이러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장이 양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립·은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8년의 고립·은둔 시기를 직접 겪고 극복했다고 밝힌 김초롱 사회적기업 안무서운회사 이사도 고립·은둔을 막기 위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 필요성에 공감했다.
김 이사는 "치부를 숨기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자신만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한다고 느끼는 과정에서 고립·은둔이 심화한다"며 "우리 사회 전반에 당연하게 생각되는 삶의 방식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년들은 은둔 기간 중 ▲OTT 등 동영상 시청(23.2%) ▲온라인 활동(15.6%) ▲PC·모바일 게임(13%) 등의 활동을 주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이사는 "콘텐츠 소비가 많은 고립·은둔 청년들의 특성에 주목, 다양한 문화와 직업을 소개하면서 그들의 사고를 유연하게 바꾸는 것에 집중해 왔다"며 "고립·은둔을 극복해야만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의 허들을 낮추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초롱 사회적기업 안무서운회사 이사가 고립·은둔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장영진 보건복지부 청년정책팀 팀장은 "국내 전체 청년인구의 약 5%에 해당하는 54만명이 고립·은둔을 겪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8월부터 '가족돌봄·고립은둔청년 전담지원'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장 팀장은 "고립·은둔이라는 특성상 직접 찾아가는 방식보다 온라인으로 상담을 통해 발굴하기 위한 방식이 효율적"이라며 "온라인 사이트에서 자가 진단을 통해 고립도를 측정하고 이에 따라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조린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지원과장은 "지난 3월부터 고립은둔 청소년 발굴부터 상담, 일상 회복, 학업 지원, 사후관리 등을 진행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포용적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 적기에 도움을 요청하고 지원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영진 보건복지부 청년정책팀장이 8월부터 실시되는 '가족돌봄·고립은둔청년 전담지원' 시범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한편, 패널 토론이 끝난 뒤 고립·은둔 청년들의 실태 조사를 위해 어떤 방법 등이 시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강보배 제주특별자치도 청년활동지원팀장은 "사회적 고립 청년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반 청년들과 함께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일일이 한 명씩 발굴하는 것보다 '고립'이라고 답변하는 청년의 비율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설문을 통한 발굴보다 사회보장협의체 등의 활동과 연계해 고립·은둔 청년들을 찾아내는 일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와 암 건강지원 조직, 정신건강지원센터 등의 사회보장협의체와 지자체의 협력을 통해 온라인으로 꾸준히 고립·은둔 청년들을 발굴해 나갈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조린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지원과장이 지난 3월부터 진행중인 고립은둔 청소년 시범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과거 일본 청년들의 높은 자살률과 히키코모리 문제와의 연관성에 대한 질문에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대표는 "최근 국내 20대 초반 청년들의 고립·은둔이 급증했다"며 "코로나 이후 독립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격리된 채로 3~4년을 보내며 '코호트 효과(특정 기간 동안 특정 질환의 발병이 늘어나는 현상)'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이 패전 이후 그 세대가 노인이 될 때까지 자살률이 가장 높았던 것과 유사하다"며 "코호트 효과가 평생 이어지지 않도록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청년들의 개성과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중되지 못하는 현실이 문제다. '너만 바뀌면 돼'라는 방식이 아닌 사회 환경의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론회를 통해 계속 강조된 청년이 문제에 원인 제공자이고 또 청년의 문제 행동이 해결되면 은둔고립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유발시키는 한국 사회의 환경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살펴보는 것을 통해 고립의 문제를 풀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 사회 전체를 바꿔나가기 위한 노력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런 차원에서 당사자나 가족들의 어떤 사회운동적인 접근이 필요한지도 생각해 본 것 같다"고 전했다.
좌장을 맡은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대표가 고립은둔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사진=이한익 기자)
기사원문 https://www.newswork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60080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고립은둔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패널들이 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뉴스웍스=김다혜 기자] 화려하고 멋진 일상이 경쟁적으로 펼쳐지는 SNS의 반대편에는 사회에서 소외되어 고립과 은둔을 반복하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민간통신사 뉴스웍스와 청년투데이가 주관한 '고립·은둔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 정책토론회'에서 토론자들은 "다양한 삶의 방식을 인정하는 사회적 인식과 함께 고립·은둔의 원인을 개인으로 국한하지 않고,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3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린 정책토론회 패널 토의에서는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대표를 좌장으로 ▲백희정 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사무국장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장 ▲김초롱 사회적기업 안무서운회사 이사 ▲장영진 보건복지부 청년정책팀장 ▲조린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지원과장이 패널 토의자로 참가해 정부와 학계, 현장 전문가 등의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본 문제점과 해법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백희정 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사무국장이 관계기관 연계를 통해 은둔형외톨이의 사회복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이한익 기자)
백희정 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사무국장은 "국내 은둔형 외톨이 지원 정책의 접근과 설계 등 현실화시킬 수 있는 입법 방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사무국장은 "은둔과 고립을 풀어갈 주체들의 느슨하고 말랑한 연대가 중요하다"며 "이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관계기관 연계를 통해 은둔형 외톨이 당사자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사회복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장은 히키코모리는 독립퇴행의 결과라고 설명하며, 양육 과정에서 고립·은둔의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한국과 일본 모두 부모님이 만 6세까지의 발달 과정에서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고 이를 충족하는 과정에 개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의 부족한 욕구를 부모의 기준에서 결정하고 충족시킨다면, 아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독립성 형성을 방해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대표는 최 회장의 말에 공감하며 “3년 전 상담에서 고립은둔 청년 대신 그의 부모님이 고립은둔 청년의 상황을 설명하려 했다”며 “상담의 원칙으로 부모님과의 상담 대신 고립은둔 청년 당사자에게 직접 이야기를 듣는 것을 삼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의 경우 고립은둔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가정과 약물, 전문가의 도움 등의 사회적 처방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삶 속에서 해결책을 찾는 접근을 하는데 우리 사회에도 이러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용재 대한아동병원협회장이 양육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립·은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8년의 고립·은둔 시기를 직접 겪고 극복했다고 밝힌 김초롱 사회적기업 안무서운회사 이사도 고립·은둔을 막기 위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 필요성에 공감했다.
김 이사는 "치부를 숨기는 한국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자신만 제대로 된 삶을 살지 못한다고 느끼는 과정에서 고립·은둔이 심화한다"며 "우리 사회 전반에 당연하게 생각되는 삶의 방식이 당연한 게 아니라는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고립·은둔 청년들은 은둔 기간 중 ▲OTT 등 동영상 시청(23.2%) ▲온라인 활동(15.6%) ▲PC·모바일 게임(13%) 등의 활동을 주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이사는 "콘텐츠 소비가 많은 고립·은둔 청년들의 특성에 주목, 다양한 문화와 직업을 소개하면서 그들의 사고를 유연하게 바꾸는 것에 집중해 왔다"며 "고립·은둔을 극복해야만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의 허들을 낮추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초롱 사회적기업 안무서운회사 이사가 고립·은둔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먼저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장영진 보건복지부 청년정책팀 팀장은 "국내 전체 청년인구의 약 5%에 해당하는 54만명이 고립·은둔을 겪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오는 8월부터 '가족돌봄·고립은둔청년 전담지원' 시범사업을 추진한다"고 말했다.
장 팀장은 "고립·은둔이라는 특성상 직접 찾아가는 방식보다 온라인으로 상담을 통해 발굴하기 위한 방식이 효율적"이라며 "온라인 사이트에서 자가 진단을 통해 고립도를 측정하고 이에 따라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조린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지원과장은 "지난 3월부터 고립은둔 청소년 발굴부터 상담, 일상 회복, 학업 지원, 사후관리 등을 진행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포용적 사회 분위기가 조성돼 적기에 도움을 요청하고 지원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영진 보건복지부 청년정책팀장이 8월부터 실시되는 '가족돌봄·고립은둔청년 전담지원' 시범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한편, 패널 토론이 끝난 뒤 고립·은둔 청년들의 실태 조사를 위해 어떤 방법 등이 시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강보배 제주특별자치도 청년활동지원팀장은 "사회적 고립 청년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일반 청년들과 함께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일일이 한 명씩 발굴하는 것보다 '고립'이라고 답변하는 청년의 비율을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온라인 설문을 통한 발굴보다 사회보장협의체 등의 활동과 연계해 고립·은둔 청년들을 찾아내는 일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와 암 건강지원 조직, 정신건강지원센터 등의 사회보장협의체와 지자체의 협력을 통해 온라인으로 꾸준히 고립·은둔 청년들을 발굴해 나갈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조린 여성가족부 학교밖청소년지원과장이 지난 3월부터 진행중인 고립은둔 청소년 시범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한익 기자)
과거 일본 청년들의 높은 자살률과 히키코모리 문제와의 연관성에 대한 질문에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대표는 "최근 국내 20대 초반 청년들의 고립·은둔이 급증했다"며 "코로나 이후 독립이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 격리된 채로 3~4년을 보내며 '코호트 효과(특정 기간 동안 특정 질환의 발병이 늘어나는 현상)'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이 패전 이후 그 세대가 노인이 될 때까지 자살률이 가장 높았던 것과 유사하다"며 "코호트 효과가 평생 이어지지 않도록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청년들의 개성과 다양한 삶의 방식이 존중되지 못하는 현실이 문제다. '너만 바뀌면 돼'라는 방식이 아닌 사회 환경의 전면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토론회를 통해 계속 강조된 청년이 문제에 원인 제공자이고 또 청년의 문제 행동이 해결되면 은둔고립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유발시키는 한국 사회의 환경이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살펴보는 것을 통해 고립의 문제를 풀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 사회 전체를 바꿔나가기 위한 노력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런 차원에서 당사자나 가족들의 어떤 사회운동적인 접근이 필요한지도 생각해 본 것 같다"고 전했다.
좌장을 맡은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대표가 고립은둔청년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사진=이한익 기자)
기사원문 https://www.newswork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600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