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세상 밖으로 나온 은둔고수들이 ‘외톨이’들에게 건네는 조언
가정폭력-경제빈곤 등에 떠밀려… 세상 등지고 ‘자신 방’으로 숨어
“제발 병원에 가봐” 큰돈 준 친구… 아버지처럼 돌봐준 주치의 사랑
주변 도움에 삶 의지 찾고 새출발… 사회적 기업 ‘안무서운회사’ 활동
韓, 은둔형 외톨이 실태파악 못해… 서울-광주시만 지원
‘은둔형 외톨이’ 늘어나는데 지원은 태부족
다른 지역 거주자는 사각지대로… “관계맺기 교육 전문가 양성 필요”
日, 1990년대 은둔형 외톨이 주목… 지자체와 단계별 맞춤 정책 펴
한국보다 먼저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사회 문제로 대두된 일본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단계별 맞춤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비하면 한국은 관련 정책이 상대적으로 미비한 실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등교 거부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고, 1990년대 들어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정부 차원에선 2001년 후생노동성이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며 대응에 나섰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해외동향리포트 일본 편에 따르면 일본에는 지역 사회의 은둔형 외톨이를 조기에 발견하고 지속적으로 방문해 당사자와
가족에게 상담 등의 지원을 하는 ‘히키코모리 지역지원센터’가 전국 지자체 67곳에 설치돼 있다. 또 ‘지역청년 서포트 스테이션’을 설치해 15∼39세
‘니트족’(구직단념자)을 대상으로 자립 상담 및 취업 훈련 등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은둔형 외톨이 고령화 문제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선 은둔형 외톨이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2020년 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은둔 청년 실태조사를 실시했지만
아파트 거주 가구에 대해서만 서면 조사로 진행해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2023년 은둔 청년 실태조사를 진행하며 규모
파악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원 프로그램도 부족하다. 전국에서 관련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서울시와 광주시 정도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은둔 청년이 타인과 교류할
수 있도록 공동생활을 지원하고 전문가 심리상담, 미술치료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은 지난해 70여 명에서
올해 531명으로 크게 늘었다. 광주시는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를 통해 개인 상담 및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백희정 광주시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최근 다른 지역 거주자 5명이 프로그램 참여를 문의해 왔지만 지자체 프로그램이어서 돌려보내야
했다”며 “정부 차원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거주지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은둔형 외톨이는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상빈 광주동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여파로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전 연령대에 걸쳐 나타나고 있어 실태조사가 시급하다”면서 “관계 맺기 교육이 가능한 전문가 양성도 필요하다”고 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기사 원문 :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1224/117140600/1
[위클리 리포트]세상 밖으로 나온 은둔고수들이 ‘외톨이’들에게 건네는 조언
가정폭력-경제빈곤 등에 떠밀려… 세상 등지고 ‘자신 방’으로 숨어
“제발 병원에 가봐” 큰돈 준 친구… 아버지처럼 돌봐준 주치의 사랑
주변 도움에 삶 의지 찾고 새출발… 사회적 기업 ‘안무서운회사’ 활동
韓, 은둔형 외톨이 실태파악 못해… 서울-광주시만 지원
‘은둔형 외톨이’ 늘어나는데 지원은 태부족
다른 지역 거주자는 사각지대로… “관계맺기 교육 전문가 양성 필요”
日, 1990년대 은둔형 외톨이 주목… 지자체와 단계별 맞춤 정책 펴
한국보다 먼저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가 사회 문제로 대두된 일본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단계별 맞춤 지원 정책을 펴고 있다.
이에 비하면 한국은 관련 정책이 상대적으로 미비한 실정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일본은 1980년대부터 등교 거부가 사회 문제로 떠올랐고, 1990년대 들어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정부 차원에선 2001년 후생노동성이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며 대응에 나섰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해외동향리포트 일본 편에 따르면 일본에는 지역 사회의 은둔형 외톨이를 조기에 발견하고 지속적으로 방문해 당사자와
가족에게 상담 등의 지원을 하는 ‘히키코모리 지역지원센터’가 전국 지자체 67곳에 설치돼 있다. 또 ‘지역청년 서포트 스테이션’을 설치해 15∼39세
‘니트족’(구직단념자)을 대상으로 자립 상담 및 취업 훈련 등을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은둔형 외톨이 고령화 문제에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선 은둔형 외톨이가 얼마나 되는지조차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상태다. 2020년 광주시가 전국 최초로 은둔 청년 실태조사를 실시했지만
아파트 거주 가구에 대해서만 서면 조사로 진행해 한계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2023년 은둔 청년 실태조사를 진행하며 규모
파악에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지원 프로그램도 부족하다. 전국에서 관련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서울시와 광주시 정도에 불과하다. 서울시는 은둔 청년이 타인과 교류할
수 있도록 공동생활을 지원하고 전문가 심리상담, 미술치료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년은 지난해 70여 명에서
올해 531명으로 크게 늘었다. 광주시는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를 통해 개인 상담 및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백희정 광주시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최근 다른 지역 거주자 5명이 프로그램 참여를 문의해 왔지만 지자체 프로그램이어서 돌려보내야
했다”며 “정부 차원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거주지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은둔형 외톨이는 청년만의 문제가 아니다. 오상빈 광주동구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여파로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전 연령대에 걸쳐 나타나고 있어 실태조사가 시급하다”면서 “관계 맺기 교육이 가능한 전문가 양성도 필요하다”고 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
유채연 기자 (ycy@donga.com)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기사 원문 :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21224/1171406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