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 또래 살해 정유정, 고립이 범죄 원인됐나
광주광역시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센터장 : 박미자
전화 : 062-511-0522|FAX : 062-512-3040
E-mail : gjtory@gjtory.kr
주소 : 광주광역시 북구 제봉로 324, SRB빌딩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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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조사 한계 등 발굴 힘들어
은둔형 외톨이 기준 정립 필요
“범죄자 낙인 우려, 단정 경계”
최근 또래에게 살인을 저지른 정유정 사건을 계기로 ‘은둔형 외톨이’의 사회적 고립 현상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번 정유정 사건은 장기간 외부와 단절된 ‘사회적 고립’이 살인사건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극단적인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복지 안전망을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8일 광주시와 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광주시는 전국 지자체 최초로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은둔형 외톨이 당사자와 가족이 겪는 어려움과 욕구 등을 파악하고, 지역 내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맞춤형 지원방안 마련이 주요 골자이다.
하지만 담당 인력의 부족과 전수조사가 불가능한 영역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실제 지난 2020년 실태 조사는 전체 은둔형 외톨이 수를 파악하지는 못했다.
실태 조사는 무작위로 추출한 광주 아파트 10만여 가구에 보낸 안내문을 보고 본인과 가족 구성원이 해당한다고 판단하면 설문에 참여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외부와의 접촉을 거부하는 특성 때문인지 발굴된 인원은 349명에 불과했다.
은둔 생활 기간은 6개월 이상 1년 미만이 31.2%로 가장 많았으며, 계기는 취업 실패(27.8%),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26.6%) 등이었다.
특히 코로나19로 사회적 단절이 이어지는 등 은둔형 외톨이가 급증한 상황이지만, 3년마다 실시하는 실태 조사로 은둔형 외톨이를 발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최근 부산에서 발생한 정유정 사건을 계기로 범행 동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정유정 씨(23)는 한 과외앱에서 학부모인 척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범행 당일인 26일 정씨는 부산시 금정구의 피해자 집에 도착해 사전에 구매한 교복을 입고 학생인 척 피해자를 속여 살인을 저질렀다.
27일에는 여행용 가방에 시신 일부를 담고 경남 양산 낙동강변 풀숲에 유기했다 택시기사의 신고로 붙잡혔다.
조사 결과 정 씨는 5년간 휴대폰으로 다른 사람과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는 고립 청년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씨를 은둔형 외톨이로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의견인 동시에, 고립 당사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치부한다면 제2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은둔형 외톨이의 명확한 기준이 없는 데다, 대인관계에 시달리는 고립 당사자들이 낙인 등의 심리적 압박에 시달린다면 일상으로 복귀가 더욱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자체적으로 3개월 이상의 은둔 기간이 지속될 경우 대인 관계 단절, 생활 패턴, 대인 관계, 장애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은둔형 외톨이의 기준 정립과 행정적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백희정 광주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정유정과 직접 만나서 은둔형 외톨이의 기준을 대조해 보진 않아 판단할 순 없지만, 대인관계를 두려워하는 고립 당사들의 특성상 대상을 만나 살해하는 행위까지 이어지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며 “이번 사건으로 사회의 시선에 민감한 고립 당사자들이 잠재적 범죄자 낙인으로 다시 숨어버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국 지자체에서 은둔형 외톨이에 대해 지원을 나서고 있는데, 정부 차원에서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확립시켜 줄 필요가 있다”며 “현재 은둔형 외톨이 지원에 있어 문제점을 파악해 사각지대 해소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민찬기 기자
기사 원문 : http://www.jndn.com/article.php?aid=168621772636256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