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형 외톨이 지원센터 개소 1년]
2019년 제정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로 문 열어
사례 발굴·상담부터 다양한 사회화 프로그램 '진행'
센터 대표 전화·카카오톡 채널 등 통해 상담 신청
> 은둔형 외톨이 지원센터 내부 상담실 모습.
#. "은둔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 작은 방을 나서는 것조차 두려웠어요. 하지만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를 만난 후 이제는 밖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어요. 변하고 있는 제 모습이 너무나 신기하고 뿌듯합니다."
광주에서 살고 있는 청년 김서우(가명)씨는 가족과의 불화 속 취업에 대한 부담감까지 겹쳐 1년여 동안 방 밖을 나서지 못했다.
물론 가족과의 대화도 단절됐다. 하루의 절반 이상은 잠에 취해 있었고 무기력한 일상을 보냈다. 은둔 생활을 청산하고자 여러 번 마음 먹었지만 15cm 남짓한 방 문턱을 넘는 것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를 알게 된 후 그의 일상에도 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센터에 문을 두드리기까지 여러 번 망설이기도 했지만, 센터 공식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상담을 요청했고 현재는 여러 활동 프로그램도 참여하고 있다.
김씨는 "계속된 상담과 활동 프로그램 덕분에 저의 일상이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규칙적인 일상 생활을 위해 제시간에 일어나는 연습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산책을 나가는 등 세상과의 접촉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 은둔형 외톨이 지원센터 내부 상담실 모습.
전국 최초로 광주에 설립된 '은둔형 외톨이 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개소 1주년을 맞은 가운데 지역 은둔 당사자 발굴과 함께 이들의 원활한 사회 복귀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계속된 경기침체로 인한 취업난과 실직 증가는 물론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사회로의 급격한 전환이 이뤄지는 등 은둔 당사자를 발생시키는 환경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탈 은둔'을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제정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에 따라 지난 5월 운영을 시작한 센터는 지역 은둔 대상자 사례를 발굴하고 상담과 함께 생활습관 개선과 사회기술 훈련, 자조 모임 등 관계 형성 프로그램을 제공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사례 39건, 상담 309건을 관리했다.

>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의 생활습관개선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은둔 당사자가 보내온 사진.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제공.
일반적으로 은둔형 외톨이는 집안, 방안 등 한정적 공간에서 일정 기간(6개월) 이상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생활하는 사람을 일컫는데, 광주시는 3개월을 기준으로 잡았다. 이에 따라 센터는 이러한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된 은둔 대상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센터를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센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9개 문항으로 된 자가체크리스트를 작성한 후 제출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45점 이상이 나오면 은둔 당사자로 확정돼 상담이 이뤄진다. 센터 대표 전화나 카카오톡 채널 등을 통해서도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상담은 은둔 당사자를 대상으로 가정방문, 온라인, 센터 내방 등을 통해 개인·집단 상담으로 진행된다.
상담과 함께 일상생활 회복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은둔 당사자 스스로가 개선하고 싶은 생활습관 목표를 정해 점진적으로 생활습관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일정한 기상시간을 정해 일어나기, 주 1회 산책 나가기, 식물키우기 등을 수행하는 것이다. 올해는 이와 함께 30일 동안 매일 포춘쿠키 속 질문을 확인하며 카카오톡 채널에 쿠키 안에 들어있는 질문과 답을 작성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후 은둔 당사자들이 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대인관계 개선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필요에 따라 타 기관의 진로탐색·취업훈련 프로그램 참여도 지원하는 등 사회적 활동 반경을 확장시켜 사회 복귀까지 이끌고 있다.

>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사무실 내부 모습. 현재 4명의 상근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은둔 탈출을 돕기 위한 조력자인 가족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전문상담과 부모교육 등 자조모임도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은둔 당사자 가족은 "자녀의 갑작스러운 은둔으로 답답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 센터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같은 아픔을 가진 부모들과 소통하면서 위로도 받고 아이의 상황도 받아들이게 됐다"면서 "제 생각의 틀을 깼고, 아이와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백희정 은둔형 외톨이 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센터에는 은둔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해줄 수 있는 지지체계가 마련돼 있다"며 "언제든지 센터의 문을 두드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가 2020년 실시한 '은둔형 외톨이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역 내 은둔형 외톨이는 약 5천명으로 추정된다. 10만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 349명의 은둔형 외톨이가 발굴됐다. 광주 전체 인구(143만4천397명)를 감안하면 5천여명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예지 기자(foresight@mdilbo.com)
기사 원문 : http://www.mdilbo.com/detail/c3QycN/693044
[은둔형 외톨이 지원센터 개소 1년]
2019년 제정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로 문 열어
사례 발굴·상담부터 다양한 사회화 프로그램 '진행'
센터 대표 전화·카카오톡 채널 등 통해 상담 신청
#. "은둔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 작은 방을 나서는 것조차 두려웠어요. 하지만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를 만난 후 이제는 밖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딛고 있어요. 변하고 있는 제 모습이 너무나 신기하고 뿌듯합니다."
광주에서 살고 있는 청년 김서우(가명)씨는 가족과의 불화 속 취업에 대한 부담감까지 겹쳐 1년여 동안 방 밖을 나서지 못했다.
물론 가족과의 대화도 단절됐다. 하루의 절반 이상은 잠에 취해 있었고 무기력한 일상을 보냈다. 은둔 생활을 청산하고자 여러 번 마음 먹었지만 15cm 남짓한 방 문턱을 넘는 것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로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를 알게 된 후 그의 일상에도 봄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센터에 문을 두드리기까지 여러 번 망설이기도 했지만, 센터 공식 카카오톡 채널을 통해 상담을 요청했고 현재는 여러 활동 프로그램도 참여하고 있다.
김씨는 "계속된 상담과 활동 프로그램 덕분에 저의 일상이 조금씩 긍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규칙적인 일상 생활을 위해 제시간에 일어나는 연습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산책을 나가는 등 세상과의 접촉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 은둔형 외톨이 지원센터 내부 상담실 모습.
전국 최초로 광주에 설립된 '은둔형 외톨이 지원센터(이하 센터)'가 개소 1주년을 맞은 가운데 지역 은둔 당사자 발굴과 함께 이들의 원활한 사회 복귀를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계속된 경기침체로 인한 취업난과 실직 증가는 물론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사회로의 급격한 전환이 이뤄지는 등 은둔 당사자를 발생시키는 환경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탈 은둔'을 이끄는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제정된 '은둔형 외톨이 지원 조례'에 따라 지난 5월 운영을 시작한 센터는 지역 은둔 대상자 사례를 발굴하고 상담과 함께 생활습관 개선과 사회기술 훈련, 자조 모임 등 관계 형성 프로그램을 제공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사례 39건, 상담 309건을 관리했다.
>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의 생활습관개선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은둔 당사자가 보내온 사진.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제공.
일반적으로 은둔형 외톨이는 집안, 방안 등 한정적 공간에서 일정 기간(6개월) 이상 외부와 단절된 상태로 생활하는 사람을 일컫는데, 광주시는 3개월을 기준으로 잡았다. 이에 따라 센터는 이러한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된 은둔 대상자들을 지원하고 있다.
센터를 이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센터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9개 문항으로 된 자가체크리스트를 작성한 후 제출 버튼을 클릭하면 된다. 45점 이상이 나오면 은둔 당사자로 확정돼 상담이 이뤄진다. 센터 대표 전화나 카카오톡 채널 등을 통해서도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상담은 은둔 당사자를 대상으로 가정방문, 온라인, 센터 내방 등을 통해 개인·집단 상담으로 진행된다.
상담과 함께 일상생활 회복을 위한 생활습관 개선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은둔 당사자 스스로가 개선하고 싶은 생활습관 목표를 정해 점진적으로 생활습관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를 들어 일정한 기상시간을 정해 일어나기, 주 1회 산책 나가기, 식물키우기 등을 수행하는 것이다. 올해는 이와 함께 30일 동안 매일 포춘쿠키 속 질문을 확인하며 카카오톡 채널에 쿠키 안에 들어있는 질문과 답을 작성하는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이후 은둔 당사자들이 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대인관계 개선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필요에 따라 타 기관의 진로탐색·취업훈련 프로그램 참여도 지원하는 등 사회적 활동 반경을 확장시켜 사회 복귀까지 이끌고 있다.
>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사무실 내부 모습. 현재 4명의 상근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특히 은둔 탈출을 돕기 위한 조력자인 가족구성원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전문상담과 부모교육 등 자조모임도 호평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은둔 당사자 가족은 "자녀의 갑작스러운 은둔으로 답답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 센터 프로그램 참여를 통해 같은 아픔을 가진 부모들과 소통하면서 위로도 받고 아이의 상황도 받아들이게 됐다"면서 "제 생각의 틀을 깼고, 아이와 대화의 물꼬를 트게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백희정 은둔형 외톨이 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센터에는 은둔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고민해줄 수 있는 지지체계가 마련돼 있다"며 "언제든지 센터의 문을 두드려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가 2020년 실시한 '은둔형 외톨이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역 내 은둔형 외톨이는 약 5천명으로 추정된다. 10만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 349명의 은둔형 외톨이가 발굴됐다. 광주 전체 인구(143만4천397명)를 감안하면 5천여명 이상일 것으로 추산된다.
이예지 기자(foresight@mdilbo.com)
기사 원문 : http://www.mdilbo.com/detail/c3QycN/693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