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로의 시선] 오늘도 우리 이웃의 안녕을 묻습니다

관리자
2022-08-12

2022년 '이웃'이라는 단어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이웃사촌은 어느덧 옛말이 되었고, 이웃과의 정은 줄어들고 있다. 오히려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이 생기고, 심지어는 죽음으로까지 가는 충격적인 뉴스를 종종 보곤 한다. 언제부터 이웃에게 하는 인사도 줄었고, 누가 사는지조차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나 또한 그렇다. 어린 시절 이웃집 형과 뛰어 놀고, 10층 아주머니에게 따뜻한 인사를 나누고, 윗집 가족들과 함께 식사하던 그 시절은 한순간의 기억으로 남아있을 뿐이다.

우리들의 아파트, 빌라에는 다양한 이웃이 살고 있다. 그중 소외된 이웃을 소개하고자 한다. '은둔형외톨이'이다. 은둔형외톨이는 일본의 히키코모리(ひきこもり)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일본의 히키코모리는 방이나 집 등의 특정 공간에서 나가지 못하거나 나가지 않는 사람과 그러한 현상을 의미한다.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스마트폰과 온라인게임의 발전, 24시간 배달문화는 우리를 더 이상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방 안에서 놀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또한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 2년간 외부 활동을 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이런 상황들과 맞물려 은둔형외톨이 당사자들은 외부 활동의 기회가 점차 줄어들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관련 조례와 지원이 시작되는 단계이다. 광주광역시는 전국 최초로 2019년 은둔형외톨이 지원조례를 제정하여, 2020년 은둔형외톨이 실태조사를 실시하였다. 10만 가구를 대상으로 349명의 은둔형외톨이 당사자와 가족(당사자 237명, 가족 112명)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그리고 2022년 현재, 여러 전문가들은 전국적으로 20~50만 명의 은둔형외톨이가 있을 것이라 보고 있으며, 전국 각 지역에서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나섰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힘들어서, 취업이 잘 되지 않는 등 다양한 이유로 외부와 단절한 채 방 또는 집에서 살아가는 이들은 사실, 사람이 그립다. 사람들과 함께하고 싶고, 사람들과 어울리고 일상생활을 하고 싶다. 하지만 사람들에게 받은 상처는 사람들을 무섭고, 두려운 존재로 만들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방 안에서 생활하며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은 더욱 힘들어졌다. 그렇게 계절도 잊은 채 살아가고 있다.

우리도 언젠간 은둔형외톨이가 될 수 있다. 삶이 바쁘고 지칠 때, 친구들과 불화가 생길 때, 직장생활이 힘들 때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단지 지금은 힘들고 외로울 때 나를 위로해주고 함께하는 가족과 친구, 동료들이 있기에 버티고 있을 뿐이다. 은둔형외톨이도 자신의 삶을 끊임없이 싸우고, 버티는 중이다. 단지, 방 안이냐, 밖이냐의 차이일 뿐인 것이다.

우리가 은둔형외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 가지의 생각 변화가 필요하다. 은둔형외톨이는 방 안이 좋아서 있는 것이 아니라, 방 밖을 나올 수 없는 아픔이 있다는 것이다. 즉, '방에 있고 싶다'보다는 '방을 나갈 수 없다'가 더 정확한 표현이 될 것이다. 어쩌다 보니 시간이 길어졌고, 이제는 나올 힘이 부족할 뿐인 것이다. 우리 모두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시기이다.

은둔형외톨이 당사자들의 가장 큰 힘듦은 수익이 없기에, 의·식·주 문제와 세월이 흐를수록 우울증과 불안과 같은 마음 건강에 위험신호가 생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이들을 도와줄 때는 심리상담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적인 지원이 함께하는 통합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심리상담으로 그들의 힘든 마음을 위로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준다면 다시 밖으로 나올 힘이 생길 것이다.

광주광역시는 은둔형외톨이 지원 조례 제10조에 따라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가 생겼고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이다. 찾아가는 방문 상담을 통해 은둔형외톨이가 있는 집 안으로 들어가 상담을 하며, 치유 활동, 가족 상담, 가족 교육 등 종합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의 한 발, 한 발이 은둔형외톨이의 방문을 두드리고 있다.

혹시나 우리의 이웃, 친구, 가족이 다음과 같은 사항에 해당한다면 광주광역시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062-511-0522)에 문의해주길 바란다. ▲현재 은둔 기간이 3개월 이상이다. ▲대부분 자신의 방이나 집 안에서만 머무른다. ▲간헐적이고 일시적인 외출은 하더라도 가족 외 대인관계를 하지 않는다. ▲은둔 원인이 지적장애 또는 정신질환이 아니다. 

“은둔형외톨이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여러분들을 자책하지 마세요. 여러분들의 잘못이 아닙니다. 단지 우린, 쉼의 시간을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더 단단한 힘을 가지기 위해서, 잠깐 쉬어가는 것입니다.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연락주세요. 오늘도, 우리 이웃의 안녕을 묻습니다.” 

권용훈 광주광역시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상담원


광주광역시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센터장 : 백희정
전화 : 062-511-0522

E-mail : gjtory@gjtory.kr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중앙로 196번길 31-6, 4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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